가끔 그래 보고 싶은 것

2017.06.01 -Travel Around- 김동우

풀 냄새 날리는 길,
하늘하늘 손짓하는 나뭇가지의 푸름 사이로 튕겨져 들어오는 햇빛이 어른거리고
발을 뗄 때마다 길의 영혼인양 가볍게 날리는 흙먼지,
그런 길을 걷다 커피 향과 빵 냄새가 골목을 떠다니는 곳에서 아침을 맞고 싶다.
길을 헤매다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땀을 쉬 넘기지 않는 따뜻한 누군가의 엄마를 만났으면 좋겠다.
그리고 냉수 한 잔을 건네는 그런 사람이 사는 곳을 여행하고 싶다.
붉은 사막 아래 은하수가 머리 위를 지나가는지도 모르는 밤.
길에서 초등학교 동창을 만난 것 같은 기쁨과 놀람에 밤새 수다를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났으면 좋겠다.
헤어짐의 순간 그 친구가 종이에 꾹꾹 눌러 쓴 이메일 주소를 받고 다시 만날 수 있을까,
하고 아쉬움에 등 돌리는 아련함을 간직하고 싶다.
이름 없는 도시에 도착하고 보니 꿈에 그리던 풍경인 그래서 너무나 머물고 싶은,
하마터면 여기에 살아도 될까요? 하고 물어볼 뻔한,
그런 여행지에서 한 달 정도 글도, 사진도,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들을 바라보고 싶다.
육로로 국경을 넘어 도착한 작은 마을,
외국인에게 쏟아지는 시선 속에 ‘저 사람 밥이나 먹었나’ 하는 말 못 한 온기가 배어 있는 곳,
그런 말도 안되는 곳을 딱 한번 만났고,
다시 그런 마을에 갈 수 있다는 상상을 품고 살아가고 싶다.
젊은 여행자에게 밥 한 끼 사며 그의 꿈을 들어 볼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.
그리고 그에게 조언 내지는 충고 아닌 진한 눈빛만 나눠주고 싶다.

 

여행자 숙소의 작은 침대 위에서 몸살에 떨고 있는 누군가를 위해 빵과 우유를 사다준 뒤
방문을 꼭 닫고 한참 그 앞에 서 있는 사람이고 싶다.
가끔 그래도 되는 것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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